[LOL]... 원랜 1주차 다 보고 한번 쓰려고 했는데...


[이거 악성 중국팬들이 합성한거 아닙니다...]




1. LCK가 오랫동안 세계 최강의 리그의 자리를 독재해왔지만, 실력은 엄청날지언정 세계의 롤 정세를 주도해왔던 적은 별로 없다. 14년 최강팀이자 상대를 고문하듯 질식해 죽이는 탈수기 운영을 정립한 삼성 화이트 정도...? 새로운 좋은 챔프, 효과적인 아이템 트리 등등 새로운 시도 및 실험은 외국 리그가 훨씬 더 많았지만, 한편으론 새로운 실험을 통해 만들어진 메타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한 건 결국 한국이었다. 그렇기에 국제대회에서 타 국가에게 가끔씩 한방 얻어맞더라도 결국 왕좌를 언제나 차지해왔었다. 그런데 올해만큼은 그렇지 않다. 해외 강팀에게 한두방씩 얻어맞는거야 뭐 문제랄 것도 없지만, 이렇게 심각할 정도로 현대 정세에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된 모습은 한국 롤 프로 역사 7년 동안 거의 처음이지 않나 싶다.

올해 2018년도 메타의 핵심은 다름 아닌 지속적인 교전 유도이다. 기회가 된다면 망설임 없이 이니시에이팅을 시도하여 한타를 지속적으로 열며 이득을 노리는 전법이 주가 된다. 즉, 냉정하면서도 과감한 결단력이 필요하고 상대의 약점을 빠르고 정확하게 잡아내는 능력이 아주 필요한 시점이 바로 현재의 메타이다. 그리고 젠지와 아프리카 프릭스는 이제 겨우 2일차가 끝나긴 했지만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는 중이다. 조금 이득을 보는가 싶으면 평소처럼 타워 파괴, 라인 정리를 통한 성장으로 계속 골드를 벌려나가려다가 기습적인 공격에 맥없이 당하고 주도권을 넘겨주며 패배하는 양상이 계속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현재 메타에 적응 및 대응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내가 걱정되는 것이 뭐냐면, 지금도 한국이 이러한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후 남은 대회 기간에도 적응하지 못할 것 같아서이다. 롤이 메타가 매년 변한다고는 해도 자주 사용되는 챔피언, 자주 사용되는 아이템, 비중이 큰 포지션이 바뀌는 선에서 끝나고 한국이 강점을 보이던 스노우볼링과 운영은 계속 유효해왔기 때문에 적응하기 어렵지 않았지만, 올해의 메타는 시도 때도 없이 몰아치는 공격이 대세라서 한국이 추구하는 방향과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롤 프로가 시작된지 7년 동안 운영과 스노우볼링 능력을 정립하고 발전시켜왔는데, 7년 동안 익혀온 플레이스타일을 완전히 뒤바꾸는 게 겨우 한달 남짓한 대회 기간 동안 가능할 것 같지는 않다.









2. 역사상 최강의 팀이라 불리는 14 삼성 화이트, 15 SKT 만큼의 위압감은 아직까지는 없지만, RNG가 정말 어마어마하게 발전했다는 사실은 롤알못인 나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얼핏 보면 원딜의 비중이 높고 개싸움이 주가 되는 메타라서 그 메타의 수혜를 입고 있는 것 처럼 보이지만, 선수들 개인의 기량이야 원래부터 가능성이 충만했고, 한국인 코치들의 영입으로 예전처럼 성질 못 이기고 싸움을 거는게 아니라 냉정한 판단력과 그걸 바탕으로 한 운영 능력이 굉장히 좋아졌다. 우지가 에이스이긴 하지만 어제 젠지 전에서 보여준 것처럼 탑 라이너인 렛미와 미드 라이너인 샤오후의 기량도 우지에 가려졌을 뿐 굉장한 수준이고, 특히 정글인 카사는 14 댄디, 15 뱅기가 보여줬던 급의 라인 개입을 통한 타워 파괴와 오브젝트 관리 능력을 지닌 걸 보고 정말 감탄 밖에 안나왔다.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만 따지면 솔직히 14 삼성 화이트나 15 SKT와도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언제나 롤드컵을 한국팀이 독식해왔고 그렇기에 편하게 대회를 지켜봐왔다 보니, 이렇게 압도적인 최종보스를 보며 공포를 느끼는 건 롤드컵을 보면서 처음인 듯 하다.








3.




어제 벌어졌던 RNG vs 젠지 전에서 논란이 가장 많은 부분이 바로 여기인데, 박재혁의 아쉬운 점멸 실수는 사실이긴 하지만 사실 박재혁보다는 다른 젠지 멤버들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보는게 맞다. 거의 평타 한두대 정도면 깨질 체력 밖에 안 남은 미드 타워를 모든 RNG 멤버들이 푸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룰루와 자야 둘만이 지키고 있는데, 탱커 역할을 해줘야 할 브라움과 올라프가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저 정도 타워 체력이면 타워가 곧 깨지고 룰루와 자야가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란 걸 전혀 감안하지 않은 위치 선정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박재혁의 점멸 실수도 따지고 보면 큰 문제라고 볼 수 없는게, 점멸은 이동거리가 짧아서 어느 쪽으로 쓰건 사이온의 이니시에이팅을 맞을 확률이 높았고, 운 좋게 피했다고 해도 라칸이 함께 돌진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라칸에 의해 이니시를 당해 결국 죽었을 것이다. 결국 조용인과 강민승의 위치 선정이 제일 큰 문제였지 박재혁의 잘못은 그리 크지 않았다고 본다.